가정 폭력과 이민 신분

COVID-19 사태로 인한 가정 폭력이 늘었다는 소식이 간혹 눈에 띈다. 가정 폭력은 약자에게 그리고 이민자에게 한층 더 어려운 문제임이 분명하다. 만일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인 배우자, 자녀, 부모로부터의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이민자의 경우라면 스폰서가 없이도 본인이 직접 이민 신청서를 낼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1994년 클린턴 대통령 시절 입법된 이 법은 ‘The Violence Against Women Act of 1994(VAWA)’라고 불린다.  ‘여성’이라고 적혀있지만 성별에 관계 없이, 또 배우자는 물론 부모나 자녀에게도 적용된다. 

원래 가족 영주권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배우자, 부모, 또는 자녀가 먼저 이민국에 청원서를 제출해 주어야 하며 때로는 함께 인터뷰에 참석해 주어야 한다. 가정폭력이 이미 존재하는 가정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이민 신분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또 다른 가해 도구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VAWA’법은 영주권 신청이 가해 도구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정폭력의 피해자의 경우에 한해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 가족 구성원의 도움 없이 본인이 직접 영주권 신청을 하는 것을 허락한다. 또한 이민국은 피해자의 영주권 신청 사실을 가해자에게 알릴 수 없게 금지되어 있다.

VAWA는 여러 상황에 적용이 가능하다.  아직 영주권을 신청하지 못한 경우 스폰서 없이 자기 신청을 할수 있다.  또한 이미 추방수속중인 가정 폭력 피해자에게 추방령을 면제 받고 영주권 수속을 밟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기도 하며, 2년 조건부 영주권을 갖고 있는 배우자와 자녀가 2년을 채우지 않고도 조건을 해제 받을 수 있도록 허가한다.

폭행 또는 극심한 잔인함

VAWA 법이 인정하는 가정 폭력은 폭행이나 극심한 잔인함을 말한다.  즉, 신체적 가해 및 언어 폭력, 협박 등이 해당한다. 예를 들어 체류 신분을 약점 삼는 폭언도 가정 폭력에 해당된다. 넓은 의미의 가정 폭력 상황에 해당 되지만 모든 가정 불화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별히 경찰 리포트, 병원 치료 기록, 접근 금지 명령 등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되지만 이러한 기록이 없다면 주변에 증인이 있는지 여러 정황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다음과 같은 경우 가정 폭력에 해당한다.

-     폭행하겠다는 협박, 경찰을 부르거나 추방시키넸다는 협박, 이민 신청서를 취소시키겠다는 협박

-     피해자의 수입을 조정하거나 가해자 가족을 부양하라는 요구, 직장업무를 방해하는 행동

-     가족이나 친구들과 연락하지 못하게 막는 행위, 영어만 사용하라고 요구하거나 반대로 영어를 배울 기회을 박탈하는 행위

-     가해자의 주변인에게 가해자에 대한 거짓말을 퍼뜨리거나 모욕주고 얕보는 언행

-     자녀를 뺐거나 추방시키겠다는 협박

2년간 유효한 조건부 영주권을 발급 받은 경우   

조건부 영주권자는 2년이 만료 전 90일 기간 내에 Form I-751 조건 해제 신청서를 배우자와 함께 제출해야 하는데 가정 폭력 피해자라면 2년을 채우기 전이라도 배우자의 도움 없이 조건 해제 신청을 할 수 있다. 이혼 전이어도 되며 이혼 후라도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결혼이 영주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닌 진정한 결혼이었음을 다시 입증해야 하고, 본인의 도덕성에 문제가 없으며, 폭행 또는 극심한 잔인함의 피해자임을 증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주권을 빼앗아 버리겠다는 협박을 받는 경우 오히려 이런 협박이나 학대는 배우자 없이 혼자 I-751 조건 해제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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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의 배우자로서 아직 영주권자 신분을 얻지 못한 채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경우

어떤 경우에는 영주권은커녕 조건부 영주권을 얻기도 전에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일도 일어난다. 외국인 배우자를 기만하고 영주권 신청을 일부러 하지 않는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배우자도 있다. 시민권 또는 영주권 자와 결혼했으나(혹은 최근 이혼했으나) 아직 영주권 신분을 얻지 못한 채 가정 폭력에 휘말린 경우에는 스폰서 없이 본인이 직접 이민 신청서를 낼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한다.  이경우 사용하는 양식은 I-360 이다.

만일 결혼에 기반한 I-130 청원서가 접수되어 있는 경우에도 I-360 자기 신청을 할수 있으며 I-130의 우선일자를 넘겨받을수 있다.  

미성년 자녀가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경우

본인이 가정폭력 희생자인 경우외에, 본인이 아니라 본인의 21세 미만 자녀가 학대를 당하는 경우에도 직접 신청이 가능하다.  두 경우 모두 21세 미만 자녀를 신청서에 포함할수 있다.

학대를 받은 21세 미만 자녀의 경우 만일 부모가 대신 신청해주거나 부모 신청서에 포함해 주지 않으면 본인이 직접 신청할수도 있다.  가해자 부모와 같이 거주했어야 한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로서 미국 시민권자 또는 영주권자 배우자와 이미 이혼했거나 사별했거나 이후 재혼한 경우

미국 시민권 또는 영주권 자와 결혼했었으나 이혼했으며 이혼사유가 가정 폭력 때문이라면 이혼 후 2년까지 배우자 도움없이 직접 영주권 신청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비슷하게 미국 시민권 또는 영주권 자와 결혼했었으나 사별했으며 결혼 기간 동안 가정 폭력에 시달렸다면 사별 후 2년까지 직접 영주권 신청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재혼의 경우에는 만약 영주권 청원서를 제출하기 전이나 아직 수속 중에 재혼하게 되면 위 법규에서 직접 영주권을 신청 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므로 VAWA 법규아래 신청한 영주권 청원서가 승인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즉 이혼이나 사별의 경우에 2년이상이 지나게 되면 신청자격을 잃어버리게 되며, 신청 중 재혼을 하게 되면 이 역시 신청 자격을 잃게 되니 당사자는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중혼의 경우

간혹 합법적으로 결혼할줄 알고 있었고 결혼증서까지 있으나 가해자 배우자와 전배우자의 이혼이 성립되지 않아 피해자의 결혼이 법적 효력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VAWA 신청서에 한해 결혼으로 인정하여 신청을 허락한다.

학대받는 관계에 있는 이들을 위한 정보

학대 받는 관계를 떠날 때까지 이를 결정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며, 정신적으로 준비가 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을 느낄 때를 대비하여 안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주 중요하며, 운전 면허, 영주권, 여권, 출생 기록, 의료 보험 카드, 이민 또는 법률 서류 등을 반드시 미리 챙겨놔야 한다.

그리고 소셜 서비스, 가까운 지역의 가정 상담소나 피난처(쉘터), National Domestic Violence Hotline(1-800-799-7233) 등을 미리 알아 두면 좋다.

2020-06-22

주디장 변호사 (뉴욕/뉴저지/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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